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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넘치는 대화

작성자
최영
작성일
2019-09-13 10:57
조회
2
들(가족과 주인공)은 더 이상 예전처럼 생기 넘치는 대화를 계속할 수 없었다. 생기 넘치는 대화? 그것은 변신 전의 그레고르가 출장을 가서는 어느 조그마한 동네의 이름 모를 호텔방에서 축축한 침대 속에 파고들며 피곤함을 느끼던 바로 그때 그레고르가 항상 꿈꾸곤 하던 그런 생기 넘치는 대화를 이제는 더 이상 가족들이 주고받을 수 없었다.
가족들 모두 요즘 들어 현저하게 말수가 줄었다. 늘 조용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곧바로 아버지께서 의자에서 잠이 드시곤 했다.
그럼 어머니와 여동생은 서로 “조용히” 있으려고 애썼다. 어머니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허리를 깊숙이 쑥이신 채 패션상점에서 가져온 고급 속옷들을 꿰매곤 하셨다.
여동생은 물건 파는 곳에 취직했다. 속기(빨리 적음)와 프랑스어를 저녁때마다 공부하곤 했다. 여동생은 나중에 좀 더 좋은 지위를 가지기 위해 그것들을 배우는 것 같았다.
때때로 아버지께서 깨시곤 이렇게 어머니(그레고르의 어머니)에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당신, 바느질감이 오늘은 너무 많은 것 아니오!”
아버지께서는 마치 자신이 방금 전까지 자신의 의자에서 꾸벅꾸벅 조셨다는 사실을 자신만은 모르신다는 표정이셨다.
그렇게 말씀하시곤 아버지께서는 또 의자에서 꾸벅꾸벅 조시려고 하셨다. 그럼 어머니와 여동생은 약간 피곤한 미소를 교환하곤 했다.
일종의 완고함(고집)이랄까? ‘그레고르의 아버지’께서는 집에 오셔서도 절대 유니폼(회사 유니폼)을 벗으시려고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잠옷은 ‘걸이용 못’에 그대로 걸려 있는 채 사용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렇게 유니폼을 모두 갖춰 입으신 채 얕은 잠에 늘 들곤 하셨다. 그것은 마치 아버지께서는 항시 직장상사의 목소리가 어딘 가에서라도 들린다면 금방이라도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시려는 것 같았다. 집에서라도 말이다.
유니폼은 처음에는 새것이었다. 하지만 매번 집에서 입으시고 주무신 결과 이제는 유니폼이 추레한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의 유니폼은 ‘어머니와 여동생’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추레한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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